‘가정의 달’이라는 말은 때때로 포근한 담요처럼 들린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차가운 외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말하는 ‘정상적인 가정’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겐
이 말이 그리 따뜻하지 않을 수도 있다.
5월이 되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광고, 캠페인, 행사들 속엔
‘이상적인 가족’의 이미지가 반복된다.
그런데 그 이상이 모두의 현실일까?
가정의 달, 광고 속 ‘정상가족’의 틀은 누구를 위한 걸까?
5월의 거리에는 ‘가정의 달’ 문구가 넘친다.
광고는 여전히 엄마와 아빠, 두 아이가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그 틀은 우리가 오랜 시간 ‘정상’이라 믿어온 가족의 형태다.
하지만 그 밖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서 있다.
이혼 가정, 조손 가정, 동성 부모 가정, 비혼, 독신, 탈가정 청년까지.
그들은 여전히 광고 밖에 존재한다.
‘정상’이라는 단어는 기준을 만들지만,
그 기준에서 벗어난 모든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낙인이 된다.
자신의 존재가 어딘가 불완전한 듯 느껴지는 순간들.
가정의 달이 주는 아픔은, 그저 ‘가정이 없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만든 ‘정답 같은 가족’의 틀이
그들을 조용히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하받지 못한 나의 가정, 나의 자리
어릴 적, 어버이날을 맞아 만든 카네이션을
조용히 책상 서랍에 숨긴 적이 있다.
누구에게 드려야 할지 몰랐고,
그저 남들과 같지 않다는 게 부끄러웠다.
모두가 “가족과 함께 보내세요”라고 말할 때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가족과 연락하지 않는 사람,
이미 가족을 잃은 사람,
그리고 그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사람에게
가정의 달은 축하의 계절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침묵하는 법을 먼저 배운다.
불편하다는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연습을 하며 자란다.
가정의 의미는 우리가 다시 정의해도 된다
가정이란 꼭 혈연이어야 할까?
우리가 배우고 자란 정답은 그랬지만
살면서 알게 된다.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람이 있다는 걸.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
지친 하루 끝에 함께 밥을 먹어주는 친구,
나를 기다려주는 반려동물.
이들도 누군가에겐 분명 ‘가정’이다.
‘가정의 달’이 진정으로 포용적이기 위해선,
정상가족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형태의 사랑과 연결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아닐까?
마무리하며
가정의 달 5월.
모두가 따뜻할 수는 없더라도,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더 이해받을 수 있기를.
우리의 가정은, 우리가 정의해도 괜찮다는 걸
조용히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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